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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맬킬의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신진오 회장님께서 발췌한 부분 정리)

책을 읽고 2020. 7. 26.




신진오 회장님 페이스북 담벼락 통해 알게된 책인 버튼 맬킬의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신 회장님께서 7일에 걸쳐 (2020/07/06 ~ 2020/07/12) 38개의 글을 남겨 주셨다.


아래는 신진오 회장님께서 발췌하신 내용을, 내가 정리 및 소화하기 위해 그대로 옮겨 본다.



1.

증권 분석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을 언급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극히 위대한 인물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의 대표작 《현명한 투자자》를 끝까지 읽지 못했다. 투자에 대해서 누구 못지않게 관심도 많고 기본도 갖췄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현명한 투자자》를 읽을 때만은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내가 번역을 맡게 될 경우에나 끝까지 다 읽게 될 것 같다.

- 이건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역자 서문


2.

난보(亂步), 취보(醉步)라고도 하는 랜덤워크란 과거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미래의 발걸음이나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주가의 단기 변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투자자문 서비스, 이익 예측, 복잡한 차트가 모두 소용없다는 말이다. 월스트리트에서 '랜덤워크'는 욕설로 통한다. 이 말은 학계에서 만들었으며, 직업적 예언가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원숭이가 눈을 가리고 화살을 던져도 전문가 못지 않게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얼마나 좋은 실적을 거두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학계에서는 교수가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특이한 시각이 있다. 학문적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람들은 교수들이 '학문에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특히 교수들의 낮은 급여를 정당화할 때 정치인들이나 관리자들은 자주 ' 학자들이 지식을 추구해야지, 금전적 보상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나도 지식 추구의 관점에서 내가 월스트리트에서 거둔 승리에 대해서 이야기할 생각이다.


4.

투자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소득(배당, 이자, 임대료 등)이나 장기적인 가격 상승의 형태로 이익을 얻으려고 자산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투자자는 몇 년 혹은 몇 십 년에 걸쳐 믿을 만한 현금흐름이나 자본이득이 기대되는 주식을 매수한다. 당신에게 하룻밤 사이에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겠다. 당신에게 주식시장의 기적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실 이 책에 부제를 붙인다면 '느리지만 확실하게 부자가 되는 책'이 어울릴 것이다.


5.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투자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투자자들과 지성을 겨루어서 그 보상으로 자산을 늘리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다. 투자 수익이 월급보다 빠른 속도로 쌓이는 모습을 보는 일은 짜릿하다.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워서 투자 방식에 혁신을 일으키는 일도 자극제가 된다. 성공적인 투자자는 대개 자연스런 호기심과 지적인 관심을 결합하여 더 많은 돈을 버는 균형 잡힌 사람이다.


6.

가치투자 이론에서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모든 투자 대상에는 내재가치라는 펀더멘털 기준이 있으며, 현재 조건과 미래 전망을 조심스럽게 분석하면 이를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시장가격이 내재가치라는 펀더멘털보다 떨어지면(올라가면) 매수(매도) 기회가 발생하는데 이는 이러한 등락이 결국 바로잡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떤 투자 대상의 가격과 내재가치를 비교하는 따분하지만 단순한 작업이 된다.


7.

가치투자 이론에서는 기업이 장래에 배당의 형태로 배분할 수 있는 이익 흐름을 토대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배당이 크고 그 증가율이 높을수록 주식의 가치가 높다는 이론은 이치에 맞는다. 따라서 성장률의 차이가 주식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다. 이제 미래 예측이라는 파악하기 어려운 요소가 끼어든다. 미래 성장의 크기와 지속 기간을 예측하는 까다로운 작업에 의존한다. 따라서 내재가치라는 펀더멘털은 그 주장만큼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8.

대중 사이에서는 말 대신 기수에게 돈을 거는 것이 유행했다. 이 기수들은 어떻게 이런 성과를 올렸을까? 이들은 좋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역동적인 종목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했고 더 좋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종목이 나타나면 즉시 종목을 갈아치웠다. 한동안 이 전략이 잘 먹혀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모방 대열에 합류했다. 이 대열에 합류한 사람들은 곧 '고고펀드(Go-Go Funds)'라고 찬사를 받았고 펀드매니저들은 흔히 '젊은 총잡이들'이라고 불렸다.


9.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퍼진 계명은 간단했다. 소수의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고 더 나은 투자 기회가 나타나면 주저하지 말고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라는 말이었다. 단기 성과가 특히 중요했으므로 짜릿한 개념과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딸린 종목을 매수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이른바 개념주(Concept Stock)가 탄생했다. 이야기가 전적으로 믿기지 않더라도 평균적인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믿을 것이라는 평균적인 의견이 수렴된다고 펀드매니저가 확신하면 충분했다.


10.

지베스트가 카펫만 세탁한 것이 아니었다. 범죄 조직의 돈 세탁도 하고 있었다. 범죄자들이 지베스트에 '범죄' 자금으로 사업 장비를 구입해주면 지베스트는 합법적인 카펫세탁사업으로 돈을 벌어 '세탁한' 자금으로 돌려주었다. 사실 이 회사의 놀라운 성장은 대부분 가공계약, 허위 신용카드 전표 등으로 정교하게 만들어낸 허구였다. 전체 사업 운영이 일부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아 다른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거대한 폰지 사기의 일종이었다.


11.

1955~1990년 동안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75배가 올랐다. 1990년 일본의 부동산 가치가 미국 전체의 부동산 가치보다 5배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도쿄 하나만 팔아도 미국 전체를 살 수 있었다. 일본 황궁을 팔면 캘리포니아 전체를 살 수 있었다. 1955~1990년 동안 일본의 주가는 100배 올랐다. 일본 주식의 시가총액은 미국의 1.5배였으며, 전 세계의 45%에 육박했다. 일본 주식은 이익의 60배, 장부가의 5배, 배당의 200배에 거래되었다.


12.

월스트리트의 유력 분석가들이 뜨거운 바람을 마구 불어넣어 인터넷 거품을 띄웠다. 이들이 높은 연봉을 받은 것은 분석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회사에 수익성 높은 증권발행 사업을 끌어왔기 때문이었다. 즉 기업공개 후의 유통시장에서도 계속 호의적인 조사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한다고 암묵적으로 약속하였으므로 증권발행 기업들이 몰려왔던 것이다. 거품이 끼어 있던 기간에 차이니스월은 스위스치즈처럼 힘없이 무너졌다.


13.

증권분석가들은 항상 낙관론을 뒷받침할 이유를 찾는다. 이들은 빌어먹을 '매도' 추천을 거의 하지 않는다. 증권발행 사업관계가 위험에 처하는 것을 원치도 않고 기업의 CFO를 화나게 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CNBC 시청자들은 분석가들이 떠벌이는 허풍을 한없이 받아들였다. 증권분석가들은 인터넷 기업 평가에 웹사이트 방문자수를 활용했다. 마음점유율(Mind Share)도 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이성을 상실하게 만든 인기 높은 평가방법이었다.


14.

인터넷이 투자 절차를 민주화했고 거품을 지속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주식시장은 마치 스포츠 행사처럼 실황중계되었다. 인터뷰에 응한 출연자들 대부분이 장세를 낙관했다. CNBC는 올라간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분석가들과 즐겨 인터뷰했다. 인터넷 데이트레이더 대부분이 쉽게 부자가 되려고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장기간이란 오전 한나절을 뜻했다. 일종의 정신 이상이었다. 데이트레이더들의 평균 생존 기간은 6개월이었다.


15.

투자의 핵심은 그 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성장 전망이 아니라 회사가 꾸준히 이익을 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 역사를 돌아 보면 과열된 시장은 결국 중력의 법칙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시장에서 돈 버는 일은 정말이지 어렵지 않다. 단지 잘 분산된 주식 포트폴리오를 매수해서 보유하기만 해도 상당히 푸짐한 투자수익을 장기적으로 거둘 수 있다. 정말 뿌리치기 힘든 것은 일확천금의 투기 열풍에 빠져서 돈을 내던지게 만드는 유혹이다.


16.

분명한 결론은 어느 경우에나 시장이 스스로 바로잡았다는 사실이다. 시장은 다소 느리지만 냉혹한 방식으로 불합리한 상태를 바로잡고야 만다. 불합리가 갑자기 발생하고 시장이 이상 과열 상태가 되기도 하며, 부주의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시장은 마침내 진정한 가치를 인식한다. 주식시장은 투표를 집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어느 주식이나 현금흐름만큼 가치가 있다. 최후에는 진정한 가치가 승리한다


17.

우리가 명심할 사항은 본질가치 계산공식은 그 토대가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계산에 들어가는 주요 기본 사항들은 결코 정확히 알 수 없다. 단지 미래에 일어날지 모르는 일에 대한 조잡한 예상(어쩌면 '짐작'이 더 어울린다)에 불과하다. 우리가 어떻게 예상하느냐에 따라서 주식에 지불하고 싶은 가격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주식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다. 전능하신 하나님도 주식의 적정PER을 알지 못한다.


18.

기본적 분석은 그럴듯하고 과학적인 것 같지만 세 가지 결함이 있다. 첫째, 정보와 분석이 부정확할 수 있다. 둘째, '가치'에 대한 평가가 틀릴 수 있다. 셋째, 시장이 '잘못'을 바로잡지 않아서 주가가 가치에 수렴하지 않을지 모른다. 본질가치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이룰 수 없는 소망을 좇는 헛된 노력일지도 모른다. 성장 예측치가 정확하더라도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을지 모르며, 증권 가격과 가치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단지 가치 평가가 잘못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19.

지속적인 성장은 이익과 배당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PER도 상승시킨다. 빠르게 성장하는 주식을 매수하면 이중으로 혜택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PER이 높은 주식에서 이익이 감소하면 이중 손실을 입게 된다. 시장 대비 프리미엄이 크게 붙지 않은 성장주를 매수하라고 추천한다. 손실은 심각하지 않으면서 적중하면 이득은 두 배가 된다. 요약하면 PER이 낮은 성장주를 찾아라. 성장이 일어나면 이중 보너스를 얻는다.


20.

마음속에 좋은 느낌을 주는 주식은 PER에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주식이 있다. 이야깃거리가 신통치 않은 주식은 PER이 상승하지 못하거나 상승 속도가 느리다. 주식에 딸린 이야깃거리가 군중에게 환상을 심어줄 만한 것인지 스스로 물어 보아야 한다. 그것이 꿈을 전염병처럼 퍼뜨릴 만한 이야깃거리인가? 우리의 직관이나 투기 감각을 활용해서 그 주식의 이야깃거리가 군중, 특히 기관투자가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만한지를 판단하면 된다.


21.

중요한 점은 기술적 분석가들이 증권회사를 살찌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차티스트들은 거래하라고 추천한다. 거의 모든 기술적 분석 시스템들이 빈번하게 사고파는 거래를 추천한다. 거래를 하면 수수료가 발생하고 이런 수수료는 증권 사업을 지탱하는 혈액이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고객이 돈을 벌어 요트를 사도록 도와주지는 않지만 거래를 촉진시켜 증권회사 사람들이 요트를 살 수 있게는 해준다.


22.

기술적 분석가들은 랜덤워크 이론을 '학계에서 지껄이는 허튼 소리'로 치부한다. 평론가 애덤 스미스는 랜덤워크 이론에 이렇게 반박했다. "나는 여전히 장기적으로는 미래 이익이 현재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단기적으로는 군중의 성향이 시장을 지배한다고 믿는다." 비합리적인 군중이 지배하는 경우에 주식시장은 랜덤워크에 가깝다. 원래 우리는 랜덤워크를 공터에서 술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에 비유했다. 술 취한 사람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예측할 수도 없다.


23.

기술적 분석을 이용해서 매매 시점을 선택하는 것은 특히 더 위험하다. 주식시장에는 장기 상승 추세가 있으므로 주식 대신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하락장을 피하려고 빈번하게 현금을 대량으로 보유하다보면 시장이 갑자기 상승하는 기간에 주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세이번 교수는 30년 동안 주가 상승의 95%가 거래일 중 1%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1%를 우연히 놓쳤다면 주식시장이 주는 푸짐한 장기 수익률은 모조리 사라졌을 것이다.


24.

증권분석가들이 세심하게 작성한 예측치가 과거 추세를 단순하게 추정해서 얻은 예측치보다 나을 바가 없었다. 실제 이익 성장률과 비교했을 때 증권분석가들의 5년 예측치는 단순한 예측 모델에서 나온 추정치보다도 못했다. 이들의 1년 예측치는 5년 예측치보다도 더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일관되게 좋은 예측 성과를 보인 분석가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분석가들의 평균 오차율은 지난 5년 동안 연 31.3%라는 충격적인 결론을 얻었다.


25.

최근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주식을 매수하는 역발상 투자 전략을 사용하면 최근 투자 수익률이 좋았던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보다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 분석 결과가 넌지시 던져주는 조언은 행동주의자들의 말처럼 시장은 과잉 반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기 종목들을 피하고 소외받는 종목에 집중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말이다. 이런 역발상 전략이 가치 투자 전략과 잘 결합되면 큰 혜택을 입을 수 있다.


26.

가치투자자들이 최근 실적이 부진했던 종목을 발굴해서 이후에 풍족한 수익을 거두는 경우도 종종 있다. 면밀한 통계 연구에서 어느 정도 이런 경향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투자자들이 가치투자 이론을 바탕으로 역발상 투자 전략을 실행할 때 다소 마음에 위안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통계적 상관관계는 높지 않으며, 일부 비인기 종목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실적이 부진하고 따라서 분명히 더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하라.


27.

관행적으로 '인큐베이터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이 매우 많다. 새로운 주식형 펀드 10개를 만들고 지켜본다. 몇 년 후 시장보다 성과가 좋은 펀드가 3개뿐이라고 가정하자. 회사는 펀드 7개는 해체해서 부실한 기록을 묻어 버리고 성공적인 펀드 3개를 적극적으로 판매한다. 그러면 성공적인 펀드만 운용 초기부터 올린 전체 성과가 공개된다. 생존한 펀드만 언론에 공개된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는 어떤 펀드가 생존할지는 아무도 미리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28.

규칙적으로 저축하는 것이 재무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 안락한 은퇴로 이르는 유일하게 확실한 길은 느리지만 꾸준하게 돈을 저축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투자를 미루면서 한 해를 보낼 때마다 은퇴 목표를 채우는 일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시점 선택을 믿지 말고 시간을 믿어라. 조금씩 안전하게 쌓아가다 보면 거대한 자금이 모이게 된다. 이것도 시작을 해야 가능한 일이다.


29.

젊었을 때 저축을 하지 못했지만 벌써 50대가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안락한 은퇴를 하기에는 늦었지만 계획을 세울 수는 있다. 지금 당장 생활 규모를 줄이고 엄격한 저축 프로그렘을 시작해야 한다. 일자리를 계속 지키면서 은퇴를 몇 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시간을 당신 편으로 만들어라. 저축을 일찍 시작하고 규칙적으로 저축하라. 검소하게 생활하고 저축한 돈에는 손대지 마라. 돈 없이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다.


30.

자사주 매입이 배당보다 세금 문제에서 주주에게 더 유리하다. 배당소득세보다 장기 자본이득세가 훨씬 낮다. 더욱이 자본이득세는 주식을 매도하기 전에는 과세되지 않고 주식을 유산으로 물려줄 경우에는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에게도 이익이 된다. 스톡옵션은 기업 이익과 주가가 상승해야 가치를 발휘한다. 이를 위한 손쉬운 방법이 자사주 매입이다. 배당은 주주들 주머니로 들어갈 뿐이다.


31.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에 소비자들은 왕성한 지출로 화답했다. 1930년대 대공황을 기억에서 떨쳐버리기는 어려웠다. 경제학자들(그 우울한 과학자들)은 수요가 다시 둔화되자 우려하기 시작했고 심각한 경기 후퇴(모름지기 경기 침체)가 바로 코앞에 기다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이 두 가지 불황의 차이에 대한 정의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당신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기 후퇴(Recession)이고, 내가 일자리를 잃으면 경제 침체(Depression)다."


32.

1970년대 주식투자 성과가 저조했던 주된 이유는 배당과 이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식이 인플레이션을 방어해주지 못한 이유는 기업 이익과 배당의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PER이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주식은 '안전한 증권(Securities)'이 아니라, '위험한 증권(Insecurities)'으로 전락해서 훨씬 위험하다고 인식됐기 때문에 더 높은 위험보상이 필요했다.


33.

투자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살아가는 각 단계에 따라 자산군(주식, 채권, 부동산, MMF 등)의 균형을 조절하는 일이다. 로저 이봇슨에 따르면 투자자가 거둘 총수익률에서 90% 이상이 어떤 자산군을 선택하느냐와 그 자산군들을 어떤 비중으로 배분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개인이 어떤 종목이나 뮤추얼펀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10%도 되지 않아 투자의 성패에 거의 의미가 없다.


34.

정액매수적립식에서 결정적인 변수 두 가지는 매수할 현금이 있느냐는 것과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규칙적으로 매수를 감행할 용기가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비관적으로 시장을 보더라도, 또한 금융 뉴스와 세계 정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중단하지 말고 자동항법 장치처럼 밀고 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 급락기와 그 직후에 어느 정도라도 매수 물량을 확보한다는 이 방법의 결정적인 장점을 놓치고 말 것이다.


35.

할 수만 있다면 시장 하락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소액의 준비금을 (예컨대 MMF에) 예치해 두었다가 이상이 급격하게 추락하면 주식을 조금 더 매수하라. 이 말은 시장을 예측하라는 뜻이 절대 아니다. 다만, 시장이 폭락하고 나서 아무도 주가가 오를 리가 없다고 생각할 때가 대개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것이다. 희망과 탐욕이 자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투기 붐과 거품을 일으킬 때가 있듯이 비관과 절망도 스스로 증폭되면서 공황을 불러올 때가 생긴다.


36.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라는 아주 단순한 투자 기법을 쓰면, 투자 위험도 줄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이 기법은 여러 자산군의 투자 비중을 나이나 위험 감수 수준에 적합하도록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저점에 매수해서 고점에 매도"하라고 자신 있게 말해줄 램프의 요정 지니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체계적인 원칙에 따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그런 믿음직한 지니와 다를 게 없다.


37.

개별주를 고르는 일은 아무리 지뢰밭을 걷는 것 같아도 짜릿한 게임이다. 독자적으로 종목을 선정하고 싶다면 반드시 혼합 전략을 택하라고 권한다. 즉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인덱스 투자를 따라가고 꽤 큰 위험을 감수해도 좋은 돈 만을 종목 선정에 활용하라. 은퇴 자금의 큰 부분을 주식, 채권, 부동산에 잘 분산해서 광범한 인덱스펀드에 넣어 두었다면 기본적인 밑천은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에 몇몇 개별주에 승부를 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38.

투자는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 뭔가 재능이 필요한 기술인 것도 분명하지만 동시에 행운이라는 이름의 신비한 힘이 작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말로 시장 평균을 이기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성공했던 것은 99%가 행운 덕분일 것이다. 라로슈푸코는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위대한 일을 했다고 우쭐대지만 재수가 좋았던 적이 더 많다." 투자가 사랑과 비슷한 측면이 하나 더 있다. 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그만두지를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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